부모님과 시간을 나누는 가장 좋은 방법 – 여행

부모님과 시간을 나누는 가장 좋은 방법 – 여행

모두에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 그리고 부모님

사람이 함께 누군가와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습니다. 한정적인 시간 속에서 사는 인간이 다른 누군가와 본인의 한정적인 시간을 쓰는 행위는 본인에게는 큰 희생이자 투자인 것 같습니다. 시간을 썼다면, 그 시간만큼 내 삶에 주어진 시간도 줄어들기 때문에 “시간을 나눈다“는 표현을 쓰나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사용할 때 늘 “선택“을 하게 됩니다. 본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살게 되지요. 나이가 들어 본인의 삶을 회상하며 인생을 마무리하는 자리가 되면, 이 선택으로 인해 놓칠 수 밖에 없었던 본인의 삶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놓치고 싶지 않은 “시간” ⓒ랄라트레블

대개는(저희 부부도) 많은 시간을 ““을 바라보고 사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돈이 매우 중요하니까요. 돈을 벌게 해주는, 직장에서의 경력과 실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일을 하며, 또는 일과 관련된 무언가를 하며 보내는 시간이 제일 많습니다. 공부를 하는 시간도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함이고, 좋은 직장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것은, 결국 많은 돈을 벌기 위함입니다.

간혹 남는 시간들이 있으면 “가까운 사람들“과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기분탓인지 나이가 들수록 만나는 사람의 수가 줄어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익숙함에 젖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 더이상 달갑지 않습니다. 친구들도 친하지 않았던 친구들은 하나, 둘씩 정리가 되고 아주 친한 친구들만 남습니다. 가까운 가족/친척에게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납니다. 특별히, 결혼을 해서 가정을 갖게 되면, 내 아내 혹은 남편, 그리고 자녀들이 1순위가 되고, 그 외의 가족이나 친척들은 마음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저희만 해도 가장 가까운 “부모님“과는 다른 우선순위에 밀려, 함께하는 시간도 줄어들고 있거니와, 공유할만한 소재들이 점점 줄어들어, “같이 밥먹고”, “건강걱정을 해드리는 정도”외에는 특별히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로마 근교 집에서 부모님과의 식사시간 ⓒ랄라트레블

대부분 우리 또래 부모님들은 1950~60년대에 태어나신 베이비 붐 세대로, 전쟁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고, 전쟁 후의 어려운 시절을 지나오며 악착같이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본인들의 삶을 내려놓고 “자식들의 미래를 위한 희생을 미덕으로” 살아오셨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란 우리 세대는, 부모님의 숙원이자 염원인, “배워야 한다“와 “잘 살아야 한다“를 해결하기 위해 살았고, 역사상 어느 때보다 많이 배운 세대가 되었고, 잘 살게 되었습니다. 최고의 부모님은 못하셨을지 몰라도, 우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오셨다는 것을, 그 모습을 목격한 자녀로써 알고 있습니다.

먹고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던 부모님의 때와는 달리, 지금의 시대는 먹고 사는 문제는 뛰어 넘어, “무엇을 하며 사는 것이 가치로운가“를 고민하는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우리 자녀 세대들은 나름대로의 주관을 따라 각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삶의 모양을 따라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부모님 세대보다 많이 배웠고,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비행기도 몇 번씩은 타보게 되었지만, 대부분 우리의 부모님들은 자녀들은 해외로 보내도, 본인들은 비행기 한번도 못타보신 분들이 많습니다. 부모님들은 본인들은 누리지 못했던 경제적 어려움없이 우리의 삶을 잘 누리며 살아가길 바라십니다.

이런 우리의 부모님을 생각하면 애틋하고, 죄송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부모님의 희생으로 우리는 잘 살게 되었지만, 정작 다른 많은 것들이 눈앞을 가리고 있어서, 우리 삶 속에서 부모님을 발견하지 못하고 사는 시간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모님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사실까?“를 생각할 때가 종종있습니다. “내가 아버지라면(혹은 어머니라면), 내가 많이 보고 싶으시겠다.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으시겠다.” 는 생각을 자연스레 이어서 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불편을 주거나 부담을 주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하십니다. “내 자식이 돈버느라 바쁜데, 그 일에 집중해야지 내가 시간을 뺏으면 안되지“라고 생각하시고, “그저 너희만 잘 살면 된다“며 내버려두신채 이렇게 시간은 계속 흘러왔습니다.

저희 부부도 하루 하루 돈버느라 정신이 팔려 바쁘게 살아올 때는, 부모님에 대해 특별한 생각없이 살아왔습니다.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나 봅니다.

 

여행을 통한 내적 치유의 과정, 그리고 다시 부모님

이 여행은 무작정 놀자고 시작한 여행은 아니었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떠난 여행인만큼, 처음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우리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1년만 “이기적“이 되자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변을 의식하지 말자고 서울을 떠나왔습니다. 그런데 정말 감사하게도 여행을 통해 정말 많은 것들이 회복되었습니다. 눈부신 자연을 통해, 고독과 사색의 시간들을 통해, 부부간의 많은 대화를 통해, 좋은 사람들과의 깊은 교제의 시간들을 통해 많은 치유가 일어나고 건강한 모습으로 점점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여행“의 마법을 보게 된 것입니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마음이 벅찰 때마다, 마음 한켠으로는 부모님 생각이 계속 났었는데요. “부모님과 함께 이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며 마음이 쓰린 적이 많았습니다. 이런 마음을 부부가 서로 대화를 통해 공유하면서, 둘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부모님을 우리 랄라트레블 프로젝트에 초대하자“는 아이디어였습니다.

몇 번의 실무회의를 거쳐 계획을 구체화 했고, 양가 부모님을 각각 “한 달“씩 “서로 다른 나라“로 초대해서 함께 시간을 집중해서 보내면 좋겠다는 의견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클라라와 클라라의 부모님과는 어렸을 때부터 많은 추억들을 쌓았었고,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가자는 제안은 너무나 자연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바나바와 부모님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함께 여행을 간 기억이 아주 어렸을 때를 제외하곤 없고, 집에서는 대화가 많지 않았습니다. 30년 넘게 “전형적인 무뚝뚝한 아들“로 살아왔기 때문에, 여행을 함께 가자는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 이 결정에는 나름 용기가 필요했고, 저에게는 큰 도전이었습니다.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해내야 한다는 부담과, 우리 부모님이 과연 여행을 가고 싶어할까? 라는 의문이 함께 마음 속에 찜찜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양가 부모님께 랄라트레블 프로젝트 초대… 그리고 수락 :)

드디어 양가 부모님께 우리의 계획을 말씀드렸습니다. 어떤 반응을 보이실까 굉장히 궁금하기도 하고 조마조마 했는데, 양가 부모님 모두 우리의 의견을 “평생 다시오지 않을 제안“으로 여겨주시고, 기쁘게 받아들여주셨습니다 :)

다만, 우리 사회에서 일을 그만두지 않고서야 “한 달“이라는 휴가 시간을 내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제안드리기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안을 드리기 전에 미리 양가 부모님의 진로(?)에 대해서도 미리 고민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클라라의 부모님“은 30년 가까이 하시던 일에 대기업이 들어와서 개인이 버티기에는 힘겹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들어왔습니다. 몇 해전부터 수익이 줄어들어 지금은 사실상 매달 적자를 겪고계신 중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번 기회에 일을 그만두시고, “한 달간” 저희 부부와 “호주“에서 시간을 보내시며 이후의 진로에 대해 건강한 고민을 하시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제안을 드렸습니다. 아버님께서 오랜 고민 끝에 그렇게 하자고 받아들여주셨고, 뜻했던 바대로 여행 중에도 이후에 어떤 일을 하시면 좋을지 건설적인 대화를 많이 했고, 여행 후 성공적인 전향을 하셨습니다.

클라라의 부모님과의 여행은 추후 다른 포스트에서 상세히 기록할 예정입니다 :)

호주에서 클라라의 부모님과의 여행 시작 ⓒ랄라트레블

바나바의 부모님“은 개인사업을 하고 계셨는데, 4월이 성수기인데도 최대 “2주“까지는 가게를 비우고 시간을 낼 수 있겠다고 해주셨습니다. 비록 한 달은 아니었지만, 사정을 알기에 수락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했습니다. 이번에는 2주로 충분히 만족하기로 하고, 앞으로도 계속 이런 기회를 만들어내기로 했습니다. 바나바의 부모님은 몇가지 제안드린 나라 중에서, “이탈리아“를 가길 원해하셔서 저희 부부가 크로아티아에서 이탈리아로 넘어와서 2주를 먼저 살아보고, 나머지 2주를 함께 보내는 식으로 계획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우려했던 어색한 분위기는 없었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이 주는 힘은 위대했습니다. 부모님을 바꾸고 서먹서먹한 관계를 끈끈하게 바꿔주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이탈리아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귀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역시 자세한 내용은 다른 포스트에서 상세히 다루겠습니다 :)

 

부모님과의 여행, 변화의 시작

막상 부모님과 한 달간, 그리고 2주간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왜 이걸 하지 못했나, 뭐가 그리 바빴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한참 일할 시기에 한달의 시간을 비우고, 그 시간을 부모님과 함께 여행한다는 건 생각조차도 못했을 것입니다. 여행을 통해, “일을 그만하고, 잠깐 멈춰서서, 인생에서 놓쳤던 것들을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생각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은 누구에게나 소중하지만, 그 소중한 부모님과 못해본 것들도 많았고, 마음으로는 사랑한다 하지만, 사랑하며 보낸 시간도 많이 부족했습니다.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것이건 실행에 옮길 수 있다면,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저희에게는 “여행“이 “변화의 시작“을 열어주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짧다면 짧은 시간을 부모님과 함께 나눴지만, 그저 아이들처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자연을 바라보며 기뻐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때론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부모님과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저희처럼 아쉬움이 많이 남는 삶을 살고 있다면, 적당한 때를 정하고 부모님과 멋있는 곳으로 함께 떠나시길 권합니다. 자연이 있고, 여유가 있는 곳에 부모님과 함께 어떤 특별한 계산없이 모일 수 있다면 어떤 곳이건 좋은 것 같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디저트가 있다면 그 시간이 좀더 풍성해질겁니다 :)

모두 부모님과 랄라트레블 하세요 :) ⓒ랄라트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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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nabas Kim

Barnabas Kim

Barnabas earned BE, MS degree in computer science, and has been working as a software engineer for around 12 years in pretty various fields. Now he is planning to make money from freelance software development while trave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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