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어둠”의 6가지 유익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어둠”의 6가지 유익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따뜻하고 밝은 여행”

사람들은 어둡고 추운 것 보다는, 대체로 따뜻하고 밝은 상태를 더 좋아합니다. 여행에서도 마찬가지 경향이 나타나는데요, 이 때문에 거의 모든 지역에서 “겨울”이 비수기로 분류가 되는 이유입니다. 휴가를 간다면, 가능하면 해가 길고 따뜻한 기후를 선호하기 때문에, 동남아시아, 남미, 지중해연안 지역은 늘 붐빕니다.

낮이 짧으면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 나와 여행하며 돌아다니는 시간이 줄어들기 마련이니, 낮의 시간이 길면서도 그리 덥지 않은 지역을 (예: 미국의 캘리포니아) 찾는 건 현명한 일입니다.

호주 선샤인코스트의 전혀 춥지않은 겨울 ⓒ랄라트레블

이번 포스트에서는 많은 이들이 찾는 따뜻하고 밝은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들은 잠시 접어두고, 저희가 느낀 ‘어둠이 주는 유익‘에 대해서 나누고 싶습니다. 저희처럼 여행을 통해 어떤 형태로건 삶의 전환을 꿈꾸는 분들이 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둠의 유익1: “쉼”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보낸 겨울

 

해가 질 무렵, 하늘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하나 둘씩 집으로 들어갈 채비를 합니다. 해가 짧은만큼 외부활동을 줄이고 집에 들어가서 ‘쉬기’ 위해서 입니다.

북유럽의 겨울은 해가 무척 짧았습니다. 저희 부부는 북위 64도 정도에 위치한 아이슬란드의 수도인 레이캬비크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했었는데요, 오전 11시가 넘으니 점점 밝아졌다가 (밝기는 한데, 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후 3시쯤 어두워지더니 4시에는 깜깜한 밤이 되었습니다. 겨우 4~5시간 정도의 낮을 경험해보기는 생전 처음이었습니다. 시간은 이르지만 어두워지니 사람들은 밖에 다니기보다는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레이캬비크(아이슬란드) 오전 10시경 (새벽 느낌) ⓒ랄라트레블

레이캬비크(아이슬란드) 오전 11시 30분경 (가장 환한 하늘) ⓒ랄라트레블

레이캬비크(아이슬란드) 오후 3시경 (어두워지기 시작) ⓒ랄라트레블

실내등도 우리나라처럼 밝지 않아서 집에서도 그리 밝지 않아 자연스레 밤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잠이와서 일찍 잠자리에 들게 되었고, 이 고요하고 어두운 밤에 저희 부부는 깊은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

실제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건 잠이 아니라, “어둠“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출처: Business Insider). 너무 많은 빛으로 인해 우리 몸이 제대로 쉬지를 못하기 때문에 현대인들이 수면부족과 만성피로에 시달린다는 것입니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잘 아는지 이런 겨울 밤에도 밝은 전등을 사용하지 않고, 어두우면 어두운대로 자연스레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찌 몸만 그렇겠습니까, 우리의 마음도 너무 많은 빛에 노출되어 쉬지 못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하늘아래 자신만이 있는 것 같은 “어둠“의 시간 속에서 우리의 마음도 깊은 내면의 쉼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현대인들은 “잠들지 못하는 병”에 걸렸다고들 이야기 합니다. 하루에 끝마쳐야 하는 일이 너무 많고, 챙겨야 할 것들도 많아 걱정과 염려도 잠도 오지 않는 것입니다. 몸도 마음도 깊은 잠을 잘 수 있다면 인생의 크나큰 복을 받은 것입니다. 우리에겐 어설픈 어둠이 아닌, 조금의 빛도 없는 “아주 깜깜하고 깊은 어둠“이 필요한지 모릅니다.


 

어둠의 유익2: 눈에 보이는 것들을 감추고,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해준다

 

사람이 사물을 눈으로 지각하기 위해서는 “빛” 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모든 물체는 빛의 특정 색상이 반사되고 나머지는 흡수되면서 색을 띄게 되고, 이 색이 눈을 통해 사람의 뇌에 전달됩니다 (출처: Wikipedia – Color). 이 말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빛이 없으면 아무 것도 볼 수 없다는 의미가 됩니다.

어둠이 찾아오면, 사람들이 집으로 들어옵니다. 바깥은 깜깜해서 보이지 않게 되니 실내활동에 집중하게 되는데요, 저희 부부는 처음에는 각자 컴퓨터를 하는 시간 (일하는 시간) 이 늘어났었는데요, 점점 밤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대화가 늘어났습니다. 이번 겨울 저희 부부는 유난히도 긴 밤을 보내었는데요 (10월: 영국 스코틀랜드, 11월: 아일랜드, 12월 아이슬란드, 1월:캐나다, 2월: 미국 뉴욕), 참 다양한 주제를 놓고 서로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밤이 어둔 상태에서 불을 끄면 서로의 “목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대화의 방해요소인 수많은 “보이는 것들“이 사라지고 나니, 그제서야 서로가 보이고 자신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훈련이 충분히 되어 몸에 배어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밤이 긴 곳으로 갈 필요도 없이 본인의 집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을텐데요, 저희에게는 밤이 좋은 촉매가 되어주어 매일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낮에는 집중해서 밖에서 해야할 일을 마치고, 저녁이 되면 가족과 함께 사랑의 교제를 나누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둠이 세상을 가리면, 잊고 살았던 마음 속 깊은 곳의 무언가가 생각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저희에게 그렇게 했듯, 여행을 하는 모든 분들이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도와주기 시작할 것입니다.

따뜻한 차와 함께 무르익는 대화 꽃 =) ⓒ랄라트레블


 

어둠의 유익3: 별과 달을 볼 수 있게 된다

미국 애리조나 사막 한가운데에서의 한 달의 시간

 

빛이 사라지면, 하늘의 달과 별이 밝게 빛나는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쏟아질 것처럼 많은 별이 빛나는 하늘을 본 기억이 있으신가요? 클라라가 강원도 하늘에서도 본 기억이 있다고 하는데요, 저희 부부는 미국 서부의 사막에서 한 달의 시간동안 매일 볼 수 있었습니다 🙂

Google Sky Map 앱을 받아서 부부가 함께 하늘을 보며 별자리도 맞춰보았는데요 그 재미가 또 쏠쏠했습니다. 이렇게 하늘을 함께 올려다본 날이 이전에는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비록 아이슬란드에서 머문 1주일간 오로라를 보지 못했지만, 이 곳에서 실컷 하늘을 바라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니 눈이 무척 시원했습니다. 더불어 좁아진 마음도 시원하고 넉넉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마음이 답답하신가요? 어디든 밤하늘의 별이 잘 보이는 곳을 찾아 가서 하늘을 바라보십시오 🙂 마음이 통하는 한 사람이 더 있으면 금상첨화입니다.

I will love the light for it shows me the way, yet I will endure the darkness for it shows me the stars – Og Mandino
나는 내게 길을 보여주는 빛을 사랑할 것이지만, 어둠을 인내할 것이다. 어둠은 내게 별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오그 만디노

미국 애리조나 사막에서의 아름다웠던 시간 ⓒ랄라트레블


 

어둠의 유익4: 빛의 소중함, 아름다움을 알게 해준다

핀란드의 여름 – 백야(White Night)

 

저희의 여정의 시작은 2015년 6월 30일 핀란드 헬싱키에서부터였습니다. 헬싱키의 7월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헬싱키는 북위 60도 정도에 위치해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해가 짧았다가 여름으로 갈수록 해가 점점 길어져서 한 여름에는 ‘백야(White Night)’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핀란드 사람들은 여름을 참 좋아했습니다. 8월에 유럽대륙을 돌며 다른 지역의 사람들도 만나봤지만, 핀란드 인들은 유난히 해를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낮의 길이가 1년 중 가장 긴 하지(Midsummer Day)는 핀란드의 국경일이기도 한데요 (출처: Midsummer – VisitFinland), 하지가 되면 핀란드 사람들은 이 날을 축하하며 다 같이 모여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즐긴다고 합니다.

6월 20일이 하지였고, 저희 부부는 6월 30일에 입국을 했기 때문에 아쉽게도 축제를 보지는 못했지만, 7월의 핀란드 인들을 보며 얼마나 그들이 햇빛을 동경해왔는지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해가 가장 긴 7월을 보냈으니, 겨울이 어떤지는 전혀 알 수가 없었지만, 아이슬란드의 겨울을 생각해봤을때 이 곳도 겨울은 짙은 어둠 속이었을 것 같습니다. 집집마다 큰 창을 많이 내서 가능한 많은 빛을 받으려는 노력이 보였고, 여름에는 해를 받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받으려고 웃통을 벗고 조깅을 하고, 집 앞에서 일광욕을 하는 핀란드인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들에게 밤새도록 햇빛이 내리쬐는 여름은 정말 축제의 기간이었습니다.

 

핀란드 헬싱키 – 7월의 백야 (오후 9시경) ⓒ랄라트레블

어둠“은 일반적으로 고난과 역경, 또는 시련을 상징합니다. 어둠의 시간이 먼저 있고 난 후 에야 ““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빛이 소중하고 귀하지만, 어둠이 있어야 어둠 가운데 내리는 빛이 얼마나 소중한지 비로소 알게됩니다.

God called the light “day,” and the darkness he called “night.” And there was evening, and there was morning—the first day (Genesis 1:5, NIV)
하나님이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창세기 1:5)

빛의 소중함을 알기 위해서는 어둠의 체험이 필요합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꿈꾼다면, 먼저 어둠을 경험한 다음 빛을 경험하시기를 권합니다.

In order for the light to shine so brightly, the darkness must be present – Francis Bacon
빛이 아주 환하게 빛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둠이 있어야 한다 – 프란시스 베이컨


 

어둠의 유익5: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다

 

앞서 짧게 언급했었는데요, 밤이 긴 시즌은 비수기 (off-season) 로 분류가 됩니다. 적게는 30%, 많게는 70% 이상 저렴하게 숙소, 교통비(주로 항권권)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단, 크리스마스, 연말, 새해 (주로 12월 20일 ~ 1월 15일) 시즌은 세계 어느나라에서건 가족을 만나기 위해 대이동이 이뤄지니 성수기(peak-season)로 분류가 됨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뉴질랜드 퀸즈타운 공항 전경 ⓒ랄라트레블


 

어둠의 유익6: 한가하다

 

비수기에는 미국의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이나  뉴질랜드의 퀸스타운 같은 유명한 관광지에도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너무 사람이 많으면 멋진 여행지의 감흥이 반감될 수 있는데요, 어둠이 짙은 비수기에는 한가하게, 여유롭게 본인의 여행에만 집중할 수 있어 매우 좋습니다.

호주 퀸즈랜드 동물원 – 왈라비와 놀고있는 바나바와 클라라 ⓒ랄라트레블

뉴질랜드 로토루아 노상온천 – 아무도 없는 노천탕 ⓒ랄라트레블


 

결론

당연히 밝고 따뜻한 시기에 하는 여행이 가장 좋겠지만, 때로는 어둠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어떨까싶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소중한 것을 많이 얻었습니다 🙂

Barnabas Kim

Barnabas Kim

Barnabas earned BE, MS degree in computer science, and has been working as a software engineer for around 12 years in pretty various fields. Now he is planning to make money from freelance software development while traveling.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