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여름날의 Helsinki Zoo!

따뜻한 여름날의 Helsinki Zoo!

저희는 동물원을 참 좋아합니다. 동물원에 오면 동물들도 많지만, 조경도 자연에 맞게 예쁘게 해두고, 아이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했던 재밌는 장면들도 많이 볼 수 있어서 동물원은 일상의 무료함을 깨는 신선한 자극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헬싱키에 대해서 알아보던 중 독특한 동물원이 있다고 해서 자세히 봤더니, 헬싱키 동쪽의 작은 섬 전체를 동물원으로 조성해두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세계적으로 봐도 보기 드문 경우이구요 (전세계에 단 3곳만 섬 전체가 동물원이랍니다), 무려 126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1889년 설립)

그래서 여러 이유로 이 곳을 꼭 가고 싶어 핀란드에 오기 전부터 버킷리스트에 넣어두었었는데, 드디어 가보게 되어 글로 그 여운을 달래볼까 합니다!

헬싱키 동물원이 영어로는 “Helsinki Zoo” 이지만, 핀란드어로 “Korkeasaari” 라고 합니다. korkea 는 “높은” 이라는 뜻이고,  saari 는 “” 이라는 뜻이니, Korkeasaari는 “높은 섬” 이라는 뜻인데요, 그러고 보니 이 곳이 다른 곳보다 약간 지대가 높은 것 같기도 합니다. (다른 의미가 있다면 댓글 부탁드려요!)

버스로 동물원 가기

동물원을 가기 위해서는 헬싱키 시내 중앙에 있는 철도 광장인 “Rautatientori 버스 정류장 (Google Maps로 보기)” 에서 “8번” 승차장을 찾으신 후, “16번 버스“를 탑승하시면 되는데요, 보통 20분에 한 대 꼴로, 비교적 자주 오는 버스입니다. 이 버스에는 사자가 크게 그려져 있으니 누가봐도 동물원 가는 버스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

핀란드인들에게 인기만점 동물원

저희도 오전 11시 넘은 시간에 동물원을 가려고 버스 승차장으로 갔는데 사람이 꽤 많았습니다. 아직까지는 이날은 햇볕이 유난히 따뜻하게 내리쬐던 날이라, 핀란드인들이 날이 좋아서 많이 나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좀 차가 막히는 느낌인데요, 중간 중간 정류장에서 가족단위 핀란드인들이 더 타더니 만원버스가 되었습니다. 핀란드에 와서 만원버스는 처음타봅니다. 보통은 굉장히 널널했는데 말이죠. 아직까지도 그냥 동물원이 좀 인기가 있구나 정도였는데..

이제부터 멈추는 정류장에서는 버스가 만원이라 사람들이 못타는게 보입니다. 아이들은 울상이고 부모님들 표정은 더 울상입니다 🙁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차가 없으면 핀란드에서도 대중교통 만으로는 살기 어렵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지 차가 계속 막히더니 기사님이 차 문을 열어주더니 그냥 사람들이 내립니다. 앞을 보니 차들이 꽉 막혀있어서 저희도 그냥 남은 거리는 걸어가기로 하고 내렸습니다. 이 지점의 위치를 보니 동물원 입구까지 1.5km 정도 남은 지점이라 그냥 걷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보여 걷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주차장이 꽉 차있었고, 주차장에 있는 차가 나와야 다음차가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었습니다 🙁 그러니 뒷차들이 그대로 서있을 수 밖에 없네요. 주차장이 굉장히 넓어보이는데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온 것 같습니다. 흡사 서울의 주차난을 떠올리게했습니다. 차가 있다고 편한 것도 아니겠네요. 이럴 때는 대중교통으로 온 저희가 더 편해보입니다.

그래도 주변 풍경이 아름다운지라 둘이손을 잡고 룰루랄라 즐겁게 동물원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하지만 곧 놀라운 광경을 목격합니다. 뭔가 줄 같은 것(?) 이 있길래 앞에 계신 애기엄마에게 이게 설마 줄이냐고 물어봤더니, 자기도 뭔지 몰라서 남편이 알아보러 앞에 갔답니다. 일단 그 분 뒤에 서서 저희도 기다렸는데, 한참 뒤에 돌아온 남편분이 고개를 끄덕이며 두분이 이야기하신 후 저희에게 “Yes, it was the line.” 이라고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해주어 저희도 함께 한숨을 쉬었습니다. 줄이 너무 멀리서부터 있고, 입구는 보이지도 않아서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한 30분쯤 지났을까요, 앞에 뭔가 입구 비슷한 것이 보입니다. 우는 아이들도 많았고, 여유가 매우 넘치는 핀란드인들도 얼굴에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들어오게 된 Korkeasaari 동물원! 어렵게 들어와서 그런지 더 기대감이 큽니다 🙂 핀란드인들에게 동물원이 인기있는 장소라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입구에 있는 동물원 로고 (Korkeasaari Zoo) 앞에서 기념사진 😀

KORKEE – 어린이 유격훈련장? 

그런데 동물원 입구 500m 정도 전 지점쯤에 저희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광경이 보여서 그쪽으로 가서 자세히 지켜봤습니다.

뭔가 나무 사이를 휙 날아다니는 아이들이 보이는데요, 자세히 보니 유격훈련장 같이 생긴 곳이었습니다. 어린이들이 주로 있었고 부모님들이 같이 체험하고 있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이 곳은 KORKEE 라는 유료 훈련장이었는데요, 굉장히 재밌어보였습니다.

안전장비도 제대로 착용이 되어있어 보였고, 안전교육을 하는 장면도 지켜보니 하나하나 제대로 숙지시킨 다음에 실전에 들어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안전장비들이 잘 모듈화 되어있어서 다음 코스로 넘어가면서 몸에 착용한 장비를 분리했다가 다시 연결하는 과정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참 잘 설계된 훈련장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우리나라에도 이런게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가능하면 아이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함으로써 독립심을 길러주려는 부모님들의 모습을 통해서 강인한 핀란드인들이 길러지는 과정을 짧게나마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모님들이 아무래도 더 많이 아이들을 도와주고 힘을 보태주려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렇게 자녀들이 스스로 뭔가를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교육에서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특별히, 나무에 매달려 있는 여자 아이들이 많이 보였는데요, 핀란드 여성들이 외형적으로도 군살없이 강인해보이고, 직업에도 남녀 구분 없이 일하는 모습을 흔히 길에서 볼 수 있었는데, 이런 환경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남자아이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체력과 자존감을 갖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가 없어서 영상을 찍어봤는데, 한번 보시면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KORKEE – Adventure Park핀란드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유격훈련장이 있네요 😀 퍽 인상적입니다!
이 곳은 헬싱키 동물원 앞에 있는 Korkee 라는 곳입니다.

Posted by RalaTravel – 랄라트레블 on 2015년 7월 19일 일요일

 

아기자기한 섬

이 곳은 동물원 전체가 섬으로 이루어져있어 경관이 남다릅니다. 육지에 자라는 나무나 꽃과는 좀 다른 종들이 심겨져있어서 자작나무처럼 곧은 나무들만 있는 숲과는 또 다른 아기자기한 멋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섬 둘레를 바다가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눈에 걸리는 것도 없고, 오직 이 섬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족단위로 와도 좋은 소풍이 될 것같고, 혼자서 조용히 책을 본다거나 머리를 식히기에도 좋은 장소가 될 것 같습니다.

앞서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찾아왔다고 했고, 섬이 크지 않다고도 했지만 막상 어느 한 곳에 사람이 많아 붐비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동물원을 마음껏 누비는 공작새

이 곳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독특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공작새가 우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동물원 곳곳을 누비고 있다는 점입니다. 공작새는 날아다니지 않고 걸어다니기만 하는 데다가, 이 곳은 섬이라 멀리 나갈 수도 없고, 사람에게 위협적이지도 않으면서 보기에도 충분히 예쁜 동물이라 풀어둔 것 같습니다.

핀란드인들이 동물을 참 사랑하고 있다는 걸 이런 곳에서도 볼 수 있는데요, 어른들은 물론이고 어린아이까지 이렇게 돌아다니는 동물에게 함부로 한다거나 만짐으로써 위협을 주지 않습니다. 그저 사람을 대하듯 자연스럽게 대해주니 동물들도 그걸 아는지, 무서워 도망친다거나 사람에게 공격적으로 대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공생을 하며 사는 것이 신기하기도 한데, 몇 주 있다보니 이제는 저희에게도 당연하게 느껴지는게 더 신기합니다.

 

생각보다 동물이 적다?

섬 전체가 동물원이고 역사도 있는데다, 웹사이트를 보면 150 종의 동물들이 있다고 되어있어서, 사실 방문 전부터 뭔가 굉장한 곳이라는 기대를 하고 와서 그런지 막상 다른 동물원보다 동물 수가 적어보입니다.

순록, 무스, 염소, 너구리, 토끼, 파충류, 각종 새들을 볼 수 있었고, 사자와 레오파드도 있었지만 자고 있어서 제대로 보긴 힘들었습니다. 코끼리나 기린 같이 아프리카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은 이 곳에는 없었구요, 작은 동물들 위주로 멤버가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추운 지방이다보니 제한이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동물이 있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실망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저도 조금 기대했었는데, 이 부분에서는 실망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식사 시간을 맞춰야!

각 동물 우리 앞에는 숫자가 써있는데요, 정확히 말하면 시간이 써있습니다. 이 시간은 다름아닌 사육사가 동물들에게 밥을 주는 시간입니다.

저희는 다른 건 다 시간대가 안맞았지만, 카멜레온 밥먹는 시간이 우연히 맞아서 바로 볼 수 있었는데요, 먹이로 곤충을 줍니다 -_- 그런데 재밌는건 사육사가 카멜레온이 어딨는지 못찾아서 먹이를 못주고 계속 찾기만 하네요 ㅎㅎ 지나가다 보니 사육사가 풀을 잔뜩 쌓은 수레를 들고 있고 무스가 풀을 먹고 있는게 보입니다.

동물들도 날이 덥고 하루종일 우리 안에만 있다보니 지루한지 한창 낮에는 잠만 자나 봅니다. 그러다가 밥먹는 시간에 맞춰서 눈빛이 살아나며 생기가 도는 거죠. 동물들을 가까이서 생동감 있게 보고 싶으신 분들은 이 시간을 잘 맞춰서 계획을 짜시면 빠릿빠릿한 동물들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무배(Ferry)를 타고  귀가

즐거운 나들이를 마치고 이제 집에 갈 시간입니다. 동물원을 들어 올 때는 버스를 타고 들어왔었는데요, 동물원을 돌다보니 나무배가 아기자기해보여 저걸 한번 타보자고 하는데 의견이 모여 그걸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매표소 앞에 붙어있는 가격표를 보니 한사람당 2.2 EURO 인데, Market Square 로 가는 편이 있고, Hakaniemi 로 가는 편이 있습니다. 저희는 Hakaniemi 로 가는게 집에 가는게 편하니 그쪽으로 가는 표를 사기로 하고 물어봤더니 표가 다 팔려서 없다네요. 잠깐 한숨을 쉬려고 하는 찰나에 그냥 현금 내고 타면 된답니다 😀 알았다고 하고 나무배 앞에 있는 줄로 갔습니다.

사람들이 꽤 많이 있는데요 슬쩍보니 배가 2층으로 되어있는데 2층이 외부로 나와있어서 전망이 좋아보입니다. 그리고 배가 작아보이는데 줄선 사람들이 많아서 한번에 못탈거라고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스탭이 줄선 사람들을 전부 들어오라고 합니다. 설마 입석은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저희는 입석이네요 ㅠ 2층에 가고 싶었지만, 배를 타고 한번에 가는데 만족해야겠습니다.

이로써 헬싱키에 있는 모든 교통수단을 다 타본 것 같습니다! (버스, 트램, 메트로, 기차, 페리) 다른 건 다 타봤는데, 페리는 언제타볼까 했는데, 작은 페리지만 마침내 타봐서 클라라도 표정이 밝습니다 ^^

Hakaniemi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며 동물원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기타 정보

입장료:

  1. 성인: €12 (Ferry 이용시 €18)
  2. 4세미만: 무료
  3. 어린이(4-17세): €6 (Ferry 이용시 €9)
  4. 학생, 노인, 무직자: €8 (Ferry 이용시 €11)

웹사이트: http://www.korkeasaari.fi/helsinki-zoo/

주소: Helsinki Zoo, Blåbärslandsstigen 12, 00270 Helsinki

Barnabas Kim

Barnabas Kim

Barnabas earned BE, MS degree in computer science, and has been working as a software engineer for around 12 years in pretty various fields. Now he is planning to make money from freelance software development while trave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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