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유럽 일정 변경 – “솅겐조약”

긴급 유럽 일정 변경 – “솅겐조약”

대한민국 여권을 가진 국민은 유럽 여행을 갈 때 거의 비자 없이 단기 여행이 가능합니다. 특별히 “솅겐조약(Schengen) 에 가입된 국가들은 90일간 여행이 가능합니다“. (참고: 대한민국 국민의 무비자입국 가능국가 – Wikipedia)

하지만, 저희 부부는 이 부분을 읽으며 “솅겐 조약국들에서 당연히 각각 90일간 여행이 가능하다고” 잘못 이해했고, 좀 더 조사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문제는 시작되었습니다.

핀란드 입국심사관이 친절히 설명해주지 않았다면 아마도 90일 후에 체코에서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는 국경에서 불법체류자가 되었을지 몰랐을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예제로 알아보는 솅겐조약 규정을 어기는 방법

핀란드 입국심사관님의 설명에 의하면, 솅겐 조약국을 여행할 때는 모든 솅겐 조약국에서 체류하는 기간을 모두 더해서 최근 180일 이내에 최대 90일까지만 체류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 말이 적절한 예가 없으면 한 번에 이해하기가 어려운데요, 원래 저희가 여행하려고 했던 유럽 여행 계획을 예를 들어 솅겐 조약을 어떻게 하면 어기게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6월30일 – 7월29일 핀란드
  2. 7월29일 – 8월5일 스웨덴
  3. 8월5일 – 8월12일 덴마크
  4. 8월12일 – 8월26일 독일
  5. 8월26일 – 9월2일 체코
  6. 9월2일 – 9월9일 오스트리아
  7. 9월9일 – 9월16일 헝가리
  8. 9월16일 – 9월30일 크로아티아
  9. 9월30일 – 10월21일 이탈리아
  10. 10월21일 – 10월28일 스위스
  11. 10월28일 – 11월18일 프랑스
  12. 11월18일 – 11월25일 벨기에
  13. 11월25일 – 12월2일 네덜란드
  14. 12월2일 – 12월23일 영국
  15. 12월23일 – 12월30일 아일랜드
  16. 12월30일 – 1월27일 아이슬란드

일단 총 체류일을 더해보면 212일 (약 7개월) 인데요, 첫날부터 180일에 해당하는 날은 12월 26일로, 아일랜드에 있을 때가 됩니다.

그런데 위 16개 국가 중 솅겐 조약국에 해당하지 않는 나라는 “크로아티아, 영국, 아일랜드“, 이렇게 3개국입니다. 그 외 13개국(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아이슬란드)은 모두 솅겐 조약국에 해당합니다.

솅겐 조약국인지 확인을 위해서는 “Schengen Area” 문서를 확인해보실 수도 있고, 아래 그림을 통해 정확히 확인하실 수 있는데요, 이 지역들은 오늘 날짜 (2015년 8월 6일) 기준이니, 이후에는 꼭 다시한번 업데이트된 가입국가를 확인해보셔야 합니다.

특별히 녹색으로 표시된, “솅겐 후보 국가들 (Schengen cancidate countries)“은 다시한번 확인이 필요합니다. 2016년까지 가입에 대한 처리가 진행 된다고 하니, 상태가 솅겐 지역으로 바뀔 수도 있어 꼭 확인해주셔야겠습니다.

Schengen Area (referenced from European Commission)

따라서, 처음 180일의 체류일 중에서 솅겐 조약국이 아닌 “크로아티아, 영국, 아일랜드“에 있는 기간을 빼면, 솅겐 조약국에서 체류하는 기간은 모두 153일이나 되어 가뿐히 90일을 넘기 때문에 당연히 문제가 됩니다.

최대 90일까지만 체류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90일쯤 체류하기 며칠전에 이탈리아에서 돌아오는게 안전하겠습니다.


친절한 핀란드 입국심사관님 😀

이 이야기의 시작은 저희 여행의 시작이자 첫 날, 핀란드에 입국할 때 입국심사관을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저희 부부가 만난 첫 핀란드인인 “핀란드 입국심사관“은 우리의 다음 목적지를 묻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스웨덴이라고 얘기했더니 그 다음은 또 어디며, 또 다음은 어디냐고 한참을 물어보길래, 처음에는 이 사람이 내가 말을 지어내는 줄 알고 의심하는구나 싶어, 오기가 생겨서 날짜까지 정확하게 이야기하며 심지어 준비한 여행일정 문서를 보여주면서 유럽에만 7개월 정도 여행할거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입국심사관은 “영국“은 언제갈거냐. 총 체류일이 얼마나 되냐며 물어보더니, 결국 하고싶은 말은 이 것이었습니다.

핀란드 입국심사관: 솅겐에 대해서 혹시 알고 있나요?

바나바: 아, 셍겐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솅겐 조약국에 각각 6개월 이내에 90일씩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저희는 대한민국 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핀란드 입국심사관: 아, 그게 아니라, “솅겐 국가들은 모두 합쳐서 90일간만 있을 수 있어요

바나바:  아.. ㅠㅠ (충격으로 잠시 말문을 잇지 못했습니다)

아.. 음.. 예상을 못했던 이야기라..  이때가 여행 첫 날인데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습니다. 준비를 잘 한다고 했는데, 구멍이 이렇게 크게 나버리니 걱정이 밀려왔지만, 지금은 입국심사 중입니다.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보니 당연히 계획을 변경하지 않으면 세계여행이 이렇게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가 몰랐던 내용을 알려줘서 고맙고, 당연히 내용을 변경하겠다고 이야기했더니, 제 말을 믿어주겠다면서 무리없이 잘 변경되서 좋은 여행되길 바란다고 합니다.

결국 이 분이 우리가 “영국“에 언제가는지 물어봤던 이유는 바로 영국이 솅겐 조약국에 해당하지 않아서였던 것이죠.

뻗뻗하기만한 심사관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엄청나게 친절한 분이었습니다. 입국에서부터 친절한 핀란드의 이미지를 볼 수 있어서 한편으로는 좋기도 했습니다.


긴급 유럽 일정 변경!

이렇게 된 이상, 90일만 머물 수 있는 “솅겐 지역(Schengen Area)“과, “비솅겐지역(Non-Schengen Area)” 로 구분해서 일정을 다시 수정해야했습니다.

앞서 살펴본 대로, 212일 중 어떤 시점에도 최근 6개월 이내 에는 솅겐지역에서  90일 미만의 체류일이 되도록 계획을 짜야 합니다.

아쉽게도 유럽은 대부분이 솅겐 지역이라 과감히 포기할 곳은 포기를 해야하고, 최대한 솅겐 지역에서 체류를 하려면 이런식으로 일정을 바꾸면 됩니다.

(약 80일간 솅겐지역 체류) + (약 100일간 비솅겐지역 체류) + (나머지 30여일간 솅겐지역 체류)

솅겐 체류 일정을 정확히 90일에 맞추면 셈법이 다른 입국심사관을 만나면 혹여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넉넉히 80일 정도로 잡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7박 8일간 머문 곳에서 새로운 곳으로 이동해서 3박 4일을 머물렀다면 제 계산으로는 11일간 체류한 것이 되는데, 첫 여행에서 8일, 두 번째 여행에서 다시 4일, 이렇게 계산해서 12일이라고 한다면, 한 번 이동할 때마다 하루씩 생각했던 것과 차이가 나는 것이지요.

어쨌든 이런 식으로 중간에 100일간의 비솅겐 지역 일정을 넣으면, 어떤 시점에서도 솅겐지역 체류일을 80일로 유지할 수가 있는 셈이지요.

그래서 7개월 간의 빡빡했던 저희 여행은 아래와 같이 다소 여유롭게 변경이 되었습니다.

솅겐지역(79일):

6월30일 – 7월29일 핀란드
7월29일 – 8월5일 스웨덴
8월5일 – 8월12일 덴마크
8월12일 – 8월26일 독일(함부르크, 베를린)
8월26일 – 9월2일 체코
9월2일 – 9월9일 오스트리아
9월9일 – 9월16일 헝가리

비솅겐지역(98일):

9월16일 – 10월14일 크로아티아
10월14일 – 11월18일 영국
11월18일 – 12월23일 아일랜드

솅겐지역(28일):

12월23일 – 1월20일 아이슬란드


그런데 왜 아이슬란드에는 한 달씩이나 머무는 건가요?

원래 저희는 1주일씩 머무는 것보다 한 달씩 시간을 두고 살아볼 때, 그 나라의 숨은 면모를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 가능하면 한 곳에 오래 머물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계를 여행하는 계획을 잡아가다보니, 이번 기회가 아니면 볼 수 없을만한 나라들을 지나갈 때 잠깐이라도 들려서 보자는 생각도 들어, 주변 도시들을 하나씩 추가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다보니 당연히 각 도시에서 머무는 시간도 짧아지면서, 3일에 한번씩 이동하는 구조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3일은 너무 짧아서 일할 시간을 확보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최소한 한 곳에서 7박 8일의 시간은 갖기로 협의를 했습니다. 그러면 이틀 일하고, 3일정도는 여유를 가지고 산책하고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질 수가 있으니 말이죠.

가고 싶었던 도시를 내려놓고 계획을 수정하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고보니, 의외로 덤덤히 받아들일 수 있었고,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자연스럽게 계획이 수정되었습니다.

비록 크로아티아, 영국, 아일랜드에 생각보다 오래있게 되었지만, 또 다른 세계가 저희 부부를 기다리고 있을 생각을 하면 기대가 됩니다 😀

아이슬란드에 계획된 4주를 내려놓고, 4개 지역에 1주일씩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이슬란드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갖고있어 최소한 아이슬란드에서는 한 달간은 시간을 갖고 싶어 다른 지역을 포기하고라도 가보고 싶었습니다.

핀란드에서 만나 벼룩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준 친구 Sana도 (드디어 핀란드 플리마켓에 참가!” 편을 참고하세요) 교환학생으로 아이슬란드에 4주간 이번 학기부터 있게 된다고 하니, 학기가 끝나면 저희가 도착할 수 있어서, 곧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사진 작가들이 가장 가고싶어하는 나라, 불과 얼음의 나라, 19세기 유럽의 모습을 가진 나라,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직도 “책”이 1위인 나라 등 갖은 수식어로 책과 인터넷을 통해 접한 아이슬란드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어떤 사람들이 이 나라에 살아가고 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죽기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를 저희 부부는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아서, 최소 한 달이라도 머물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언제든 갈 수 있는 “이탈리아, 스위스,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를 포기한 것입니다. 여긴 다음에 또 오면 되죠 😀


솅겐 계산기 (Schengen Calculator)

저희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솅겐 게산기 (Schengen Calculator)” 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약간 부실해보이긴 하지만, “유럽연합“에서 직접 제공하고 있는 사이트이니, 날짜는 정확히 나오는 것 같습니다. 날짜 계산 잘 하셔서 불법체류자가 되는 불상사는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아래 캡쳐된 2개의 화면은, 저희의 실제 일정을 입력해본 결과입니다. 첫 번째가 바로 “기존에 문제가 되었던 일정“이구요, 두 번째 이미지는 “수정된 정상적인 일정” 입니다.

날짜를 입력하실 때는 “일/월/연도” 순으로 입력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2015년 12월 23일은, 23/12/15 가 되겠죠.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좀더 자세한 설명을 보고 싶으시면, “사용자 매뉴얼 (영문, PDF)“를 읽어보시면 되겠습니다.

  1. 먼저 “Date of entry/control” 은 입국할 날짜, 확인할 날짜 정도로 보시면 되는데요, 저희 같은 경우는 아이슬란드에 들어가기로 했던 날인 12월 23일을 예로 넣었습니다.
  2. 좌측에 있는 “Enter previous staty(s) in the Schengen area” 는 솅겐 지역에 머무는 날짜들을 쭉 쓰시면 되는데요, 비솅겐 지역에서 머무는 날은 안쓰시면 됩니다.
  3. 그렇게 간단히 쓰신 다음에 우측 하단에 있는 “Calculate” 버튼을 누르시면 계산을 해줍니다.

첫 화면에서 보시면, 빨간 글씨가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요, 방문일의 이전 180일 중에 최대 체류일인 “90일“을 넘어가기 때문이지요. 이미 앞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저희도 일정을 수정했다고 말씀드렸었구요.

솅겐조약을 어기게 되는 기존 일정 ⓒ랄라트레블

 

두 번째 이미지를 보시면, 이제 빨간 글씨가 없이 초록색 글씨만 있네요. “No overstay in the registration period.” 문구가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 이렇게 나와야 정상입니다!

정상적으로 변경된 일정 ⓒ랄라트레블

 

Schengen Calculator URL: http://ec.europa.eu/dgs/home-affairs/what-we-do/policies/borders-and-visas/border-crossing/schengen_calculator_en.html

사용설명서(영문, PDF): http://ec.europa.eu/dgs/home-affairs/what-we-do/policies/borders-and-visas/border-crossing/docs/short_stay_schengen_calculator_user_manual_en.pdf

 

Barnabas Kim

Barnabas Kim

Barnabas earned BE, MS degree in computer science, and has been working as a software engineer for around 12 years in pretty various fields. Now he is planning to make money from freelance software development while trave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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